바다가 육지라면

버선발 이야기/백기완 저/ 오마이북/2019.

 

우리들서평단 김미진

 

꼭 읽어 주세요. 진짜라니깐. 혁명가가 됐든, 혁명하다 마는 기회주의자가 됐든 <버선발 이야기>는 꼭 읽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책 출판 기념회에서 저자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직접 한 말이다.

<버선발 이야기>는 백 소장이 평생 추구한 민중예술과 사상을 버선발(맨발, 벗은 발)’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풀어낸 작품이다. 머슴의 아들로 태어난 주인공 버선발이 바다를 없애 거대한 땅을 만들고, 그 땅을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나눠 주는 내용이 담겼다.

민중의 땀과 눈물, 자유와 희망을 담은 책으로, '백발의 거리 투사'로 불리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자본주의는 내 것에 기초한 것이므로 자본주의 가지곤 안 된다는 것이 <버선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노나메기사상이 주인공 버선발을 통해 드러나는데, 노나메기는 너도나도 일하고 그래서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 사는 살 곳(세상)’이라는 의미다.

 

"여보게. 아 여보게, 자네가 바로 참짜 노나메기일세, 노나메기. 야 이놈들아. 남의 목숨인 박땀, 안간 땀, 피땀만 뺏어먹으려 들지말고 너도 사람이라고 하면 너도나도 다 함께 박땀, 안간땀, 피땀을 흘리자. 그리하여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벗나래(세상)를 만들자. 너만 목숨이 있다더냐. 이땅별(지구), 이 온이(인류)가 다 제목숨이 있고 이 누룸(자연)도 제 목숨이 있으니 다 같이 잘살되 올바로 잘사는 거, 그게 바로 노나메기라네.

그렇다고 허면 이 노나메기란 어디서 나온 것이겠나. 어느 깨우친 이의 괴나리봇짐에서 나왔겠는가, 어림 쪽도 없는 소리. 아니라네, 아니야. 그러면 어느 거룩한 세울이(도덕가)의 나발에서 나왔을 것 같은가, 아니라니까. 그럼 어디서 나왔더냐. 자네 같은 니나(민중), 그들이 흘린 그 박땀, 그 안간 땀, 그 피땀의 갈마(역사)에서 스스로 깨우친 것이라네. 그러니까 노나메기란 우리 사람의 참짜 꿈인 바랄이요, 온이의 하제(희망)라네, 알가서?" -212

통일이라던가, 혁명이라던가 하는 거창한 어휘뿐만 아니라, 책 말미에 있는 순우리말 사전을 영어사전처럼 살펴야 하는 것에, 우리말이 이토록 낯선 것에 부끄럼을 느끼며 읽노라면, 어느새 억눌렸던 니나로서의 자긍심과 힘이 불뚝 일어나리라 일독을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