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개혁의 리더십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 김소연(감수엄현아·박성원 옮김

우리들서평단 김순임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 있다.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인들이 전쟁 반대를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대다수의 국민이 전쟁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고 있으리라고 본다. 다행스럽게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세계의 평화를 위한 각국 리더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쟁은 승자로 우뚝 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슈뢰더는 재임시절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킬 때 어떤 경우에도 전쟁이 평화를 대신할 순 없다면서 NO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전 독일 연방총리 슈뢰더는 1944년 독일 서부 리페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야간학교를 다녔으며, 괴팅겐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독일 연방하원 의원과 니더작센주 총리를 지냈으며, 1998년 제7대 독일 연방총리로 선출되어 2005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그의 개혁정책(어젠다 2010)은 독일 경제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국가로 입지를 다지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슈뢰더가 총리직을 수행하던 당시 독일은 통일 후유증으로 500만 명이 넘는 10%의 높은 실업률에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0.1%)였다. ‘독일 경제재생 계획 10개항어젠다 2010’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위한 해고방지법의 도입과 연금, 의료보험의 개혁이었다. 그가 자신의 소속 정당인 사민당과 지지 기반인 노조의 엄청난 저항에도 불구하고 관철하려 했던 이 경제개혁안은 끝내 그를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하지만 슈뢰더의 개혁은 독일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슈뢰더는 자신의 정파·정당의 이익보다 국가·국민의 이익을 먼저 챙겼다.

슈뢰더는 퇴임 이후 한국에 와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이 독일처럼 가슴 아픈 분단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젠다 2010’, ‘갈등 현안의 사회적 타결등 독일의 경험을 통해 통일 한국의 모습을 미리 설계하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 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국민들은 투표를 하면서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민생을 위해서 당의 색깔이나 정치 이념을 떠나서 오로지 민생을 위한 정책을 펼쳐주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이 있었을 것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자서전은 우리와 여건이 다르지만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그의 정치적·외교적 현안에 대한 고민들, 국가를 위해서 자신의 해야 할 일들과 정책실현을 위해서 끊임없는 토론과 설득의 과정들이 생생하게 담긴 책이다.

국가의 리더자로서 어떻게 수많은 난제를 풀어 가는지에 대한 것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그의 결단이 매우 인상 깊었다. 하지만 정치가가 쓴 자서전이다 보니 정치적·외교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준비 없이 변화는 없다라고 슈뢰더는 말한다. 우리 앞에 놓인 난제들을 풀어가는 지혜, 그리고 문명화된 통일 한국의 모습을 그려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