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외롭지도 피곤하지도 않은 너와 나의 거리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김진곤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가끔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즉 적당하게 가까운 사이가 편할 때가 있다. 복잡하고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요즘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인간관계에 스스로 지쳐가기도 한다. 자기의 육체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여 운동하면 부작용이 일어난 것처럼 많은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로 마음의 짐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작가 댄싱스네일은 홍익대학교에서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공부하고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미술심리상담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상담센터 미술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며 작가는 이 책을 내놓았다. 부담 없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읽으면 좋을 듯싶다. 왜냐하면 『적당히 가까운 사이』는 인간관계에 대하여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여 보고 경험해본 사항들을 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어릴 때부터 무리에 섞이는 게 힘들었다면서 학교에 가면 물 같은 친구들 사이에서 작은 기름방울이 되어 혼자 떠다니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오직 인간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늘 갈구한다고도 한다. 그래서 작가는 사람을 만날 때 지치지 않고 내 생활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인간관계 대처법을 몇 가지 지키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싫은 사람을 의무감으로 만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업무적이거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의무적인 관계는 너무 황량하고 메마르다. 의무감으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임에 틀림이 없다. 사람은 음식에 체하기도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이 맺어야 할 인간관계는 자칫 체하기 쉽다. 편안하고 든든한 마음보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감이 한층 더 높아지듯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적당히 가까운 사이』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2부는 <모두와 잘 지내지 않아도 괜찮아>, 3부는 <사람에게는 늘 사람이 필요해>이다. "누구와 관계를 이어 가고 어떤 사람을 정리할지, 그들과의 거리는 어느 정도로 유지할지, 우리는 모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만약 후회되는 선택을 했다면 그것 또한 괜찮다. 우리는 지난 선택으로부터 배우고 언제든 더 나은 선택을 해 나갈 수 있으니까."(P140) 작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너무 과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스스로 편안함을 추구하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민은 하지만 정작 실행하기는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인간관계 설정이다.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하게 편한 사람과의 촉촉한 관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