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도서관 _ 우리들 서평단 김순임

'결손'이란 용어는 신경학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신경 기능의 장애나 불능을 가리키는 말이다. 시각상실, 기억상실, 언어상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능의 상실 등 특정기능의 결함이나 상실을 지칭할 때 쓰인다. 이 책에서 다룬 시각상실, 치매, 투렛 증후군, 자폐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가족인 경우도 있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병을 극복해가는 내용에 깊은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환자에 대한 애정이 가슴 찡하게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만일 그가 병 자체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렇게 진한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올리버 색스는 신경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여러 환자들의 사연을 책으로 펴냈다.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들려주었고, 〈깨어남〉,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에 실린 24편의 이야기는 '기적'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뇌신경에 무언가 이상이 일어나면 기묘하고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동작과 상태가 나타난다. 병으로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하고 일상생활을 단념해야 하는 환자들은 병마와 싸우며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비록 뇌의 기능은 정상으로 되돌아 올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인간이라는 사실까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슈퍼 투렛 증후군 환자는 진정한 인간, 어디까지나 '개체'다운 존재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충동과 싸워야 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을 방해하는 무시무시한 장벽에 직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경이'라고 불러도 지나침이 없지만, 그들은 싸움에서 승리한다. 살아가는 힘,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 '개체'다운 존재로 살고 싶다는 의지력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떠한 충동이나 병보다도 강하다. 건강, 싸움을 겁내지 않는 용맹스런 건강이야말로 항상 승리를 거머쥐는 승리자인 것이다.(P216)

"지능이 낮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그들에게 '창조적인 지성'이 있기 때문이며, 우리가 이해하고 소중하게 키워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지성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강진 군민들이 이 책을 읽고 장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갖고, 그들이 지성을 키울 수 있도록 애정과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또한, 병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부모님이 있어 안타까워 하는 자녀들이 있다. '결손'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기억을 잃은 환자가 자연이나 예술, 음악, 종교 등에 몰입할 때 안정과 평화를 되찾고,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이 책을 읽고 희망과 위안을 얻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