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봐요!

- 저자 정진호/출판사 은나팔 -

책꾸러기 서평단 한유현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건축평면도에 녹여내는 작가. 정진호.

위를 봐요!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 IBBY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그림책으로 선정된 그의 첫 그림책이다.

'관점이 곧 삶이다.'라고 했던가.

이 책은 건축학도인 그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을 이용해 독자들로부터 새로운 관점과 각도로 책에 담겨있는 의미를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는 독자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위를 봐요!는 세 가지 방향으로 돌려보며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첫 번째는 원래 책이 제본된 방향대로 읽어가는 방식, 두 번째는 책을 90도로 돌려서 베란다에 앉은 수지를 마주하고 읽는 방식, 마지막으로 책을 180도 돌려서 바닥에 누운 사람들의 입장에서 책을 읽어보는 방식입니다. 세 가지 모두 조금씩 다른 경험을 줄 것입니다. - 정진호 작가가 권하는 위를 봐요!읽기

 

너 뭐하니?' -'내려다보고 있어' -'?' -'궁금해서.'

'내려와서 보면 되잖아' -'다리가 아파서 못내려가' -'그럼 이건 어때?'

어느 날 한 아이가 수지를 바라보며 던진 질문,

곧이어 아이는 수지가 잘 보이도록 바닥에 눕고,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 둘 함께 바닥에 눕는다. 작가는 이때, 남자아이와 함께 누워준 첫 번째 어른의 행동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한다. 위에서 사람들 머리만 보인다는 수지를 위해 두 팔 벌려 누워주는 아이, 그런 아이 옆에 함께 누워주는 어른,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수지의 각기 다른 시선들을 통해 세상엔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지만 서로 공감하고 품어주는 것이 살아가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또한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수지의 심경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했다는 작가의 또 다른 장치는 '색조'이다.

수지의 외롭고 답답한 마음을 색이 없는 무채색으로 담아내어, 수지의 사고 이후 마치 멈춰버린 세상을 표현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지막에 색이 입혀진다.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알록 달록한 풍선.수지 옆을 지키던 작은 화분의 초록 새싹...

피어나는 사랑이 그것이다.

''우리가 수지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위로, 용기를 주는 일입니다. 그 후에는 똑같은 한 명의 아이로 대해주면 되는 것이죠.- 정진호''

위를 봐요!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오늘부터는 늘 시선을 두던 곳에서 눈을 돌려 위도 보고 아래도 보고 옆도 보면서 주변의 새로운 풍경을 만나보면 어떨까? 내가 서 있는 곳의 풍경은 나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니까... 작가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독자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모두 위를 봐요!'' 라고 외치던 남자아이와 사람들, 수지와 함께 다른 공간, 같은 시간에서 만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