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타쿠예 오야신" -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장찬구
 
 
사회적 거리두기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 책 읽기와 가을이라는 계절에 걸맞는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왜 니가 아니고 나인가"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을 수록한 책으로 분량이 상당한 책이다. 아마 처음 책 두께에 겁을 낼 수 있지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책 안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에는 일렁이는 미안한 감정을 누를 수가 없었다.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사로잡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위 말하는 이분법적 사고, 즉 좋은 사람 아니면 나쁜 사람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그들을 봤던 지난 과거가 몹시 부끄러웠다. 어릴 적 자주 봤던 서부영화에서는 늘 백인은 좋은 사람으로 인디언은 미개하고 잔인한 나쁜 사람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인디언은 나쁜 사람으로 각인되었고, 백인은 그런 나쁜 사람을 물리치는 정의의 사도처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사실처럼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 나에게 그들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는 확실한 동기를 부여한다.

책에 실려 있는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은 그들의 터전을 침범하고 약탈하는 백인에 대한 원망이나 미움은 없다. 인간이기에 더불어 살고자 했고, 기꺼이 자기의 것을 나눌 줄 아는 그들의 용기와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묻어나 있으며, 지금도 상생의 길을 함께 걷고자 하는 바람이 진하게 전해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메리카 인디언의 철학과 종교와도 조우하게 되며, 그들의 철학과 종교가 미개하거나 하찮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을 엮은 사람은 류시화이다. 류시화는 1958년 충청북도 옥천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안재찬이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시 "아침"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박덕규, 이문재, 하재봉 등과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일반 대중들에게 1996년 펴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이라는 시집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그는 특히 대학생 및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또한 그는 외국의 명상서적을 소개하는 번역가로 활동한다. 그는 대중적인 인기와는 별개로 문단에서의 평가는 그리 높지가 않다. 왜냐하면 그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폐쇄적 성향 때문에 평가절하 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책을 읽으면 좋다. 단순한 것 같지만, 사실이다. 책을 읽으면 얻어지는 것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책 읽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왜일까? 답은 여러분 자신에게 있다. 각자의 대답을 찾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서평을 갈음하고자 한다. "이 세상에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란 많지 않다. 우리는 변화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변화하지 않으면 생이 멈춘다. 그러나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생을 대하는 자세다. 매 순간 우리는 배움을 얻어야 하며, 어떤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직접 경험하고 살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