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장애 문제와 소수자 운동이라는 입각점이 생기자 푸코의 사유와 연관하여 '장판에서 푸코읽기' 강의 내용을 다듬어 책으로 내놓았다.

  저자 박정수는 서강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생활하며 프로이트, 푸코, 들뢰즈를 즐겨 읽었다. 2017년 '노들장애학궁리소' 창립 후 장애학 연구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저자는 말하고, 노동하고, 완벽한 유기체로 진화한 '인간'에 대한 근대 인문학의 지식이 어떤 인식들을 통해 노동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며,  손상된 신체를 '비 인간화' 했는지 비판할 수 있는 앎의 무기로 푸코의 고고학이 조명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푸코에 따르면 정신질환, 넓게 광기에 대한 오늘날과 같은 지식 체계가 형성된 것은 17세기 중반, 고전주의 시대다. 르네상스 시대에 광기는 다른 세상과 통하는 하나의 종교적 형식 혹은 이성이 언제든 도달할 수 있는 극단적 형태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고전주의 시대에는 광기가 이성에 의해 '비이성'으로 규정되고 침묵 속에 대상화되었다. 그것은 절대군주의 '수용'정책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고전주의 시대의 수용 정책은 광기에 대한 현대적, 의학적 경험에 두 가지 흔적을 남겼다. 첫째는 자신의 입과 언어로 담론의 지평을 횡행하던 광기에 재갈이 물리고, 이성의 인식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둘째는 광기가 '비이성'이라는 광범위한 분류 기준을 통해 죄, 사회적 비행과 모종의 혈연관계를 형성하게 된것이다. 

 시대별 장애의 인식정도와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에 대한 처벌등이 서술되어 있어 장애에 대한 인식도 현재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수 있다. 전문적인 용어와 결코 쉽지 않은 내용으로 서술되어 있으나 장애인에 대한 깊은 인식과 남다른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