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트이는 말, 통하는 글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정인숙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말로 표현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바로 글로 적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 잘하고 글을 잘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말과 글로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강원국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를 선택한 배경에는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나의 작은 바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 강원국은 『대통령의 글쓰기』와 『강원국의 글쓰기』로 독자에게 더 친숙할 것이다. 그는 대기업 회장의 비서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역임하며 그분들의 말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수년간 해왔다. 그의 글은 명쾌하며 자신감이 넘치고 군더더기가 없다. 방법을 제시할 때도 첫째, 둘째...로 순서를 매기며 독자의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회사와 일상에서 겪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어 독자에게 친근한 느낌을 준다.

수레가 균형을 이루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양쪽에 같은 크기의 바퀴가 필요한 것처럼 말과 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즉, 말과 글은 한 쌍을 이루고 있다. "잘 쓰려면 잘 말해야 한다. 말을 잘하려면 잘 써야 한다. 말과 글은 서로를 견인하고 보완한다. 어느 쪽만 잘하려 하면 어느 쪽도 잘할 수 없다. 쓴 것을 말하고 말한 것을 써야 한다. 말하듯 쓰고 쓰듯 말해보라. 말 같은 글, 글 같은 말이 좋은 말과 글이다. 나는 말하면서 생각하고 말로 쓴다."(p 6)

말을 잘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말을 해야 하는 이유로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생각을 얻는다. 둘째, 생각이 정리된다. 셋째, 반응을 알 수 있다. 넷째, 글 쓸 때의 호흡과 운율을 준비할 수 있다. 다섯째, 말은 하면 할수록 양이 늘어난다. 먼저 말해본 것을 글로 바꾸면 그냥 쓴 글보다 술술 읽힌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일반인들의 막연한 희망사항으로만 존재했던 소원에 기름을 부어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의 말하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첫 문장은 책을 집어 들게 하고, 좋은 끝 문장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p 294)는 저자의 말이 책을 놓는 순간까지도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말 잘하고 글 잘 쓰고 싶은 꿈을 마음속에 간직해 온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